[민성원의 공부원리] 호기심을 가져야 공부도 재미있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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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은 재미있는 공부의 시작이다. 궁금했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가는 과정은 공부가 우리에게 주는 재미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을 때 사람들은 더욱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어렵게 알아낸 것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다.

항상 '왜?'라는 물음을 가지고 책을 읽고 수업을 들어보자. 신라는 왜 삼국을 통일하려고 했을까? A형하고 O형이 결혼을 하면 어떤 혈액형이 나올까?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공부의 과정 자체가 즐거워진다. 그리고 그러한 궁금증에 대한 답을 책에서 찾아내면, '아하'하는 발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호기심을 키우기 위해서는 책 내용이 틀릴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하고 책을 읽어 나가는 게 좋다. 그리고 잘 모르는 영역이 나왔을 때는 과감히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생각하거나 아는 척하면 호기심은 생기지 않는다. 책에 나오는 그림 하나도 그냥 넘기지 않고 이유를 생각하면서 보는 것도 호기심을 늘리는 좋은 방법이다. 이 그림을 작가는 왜 넣었을까? 좀 더 중요한 부분이니까 그림이나 표를 넣었을 것이다. 저자의 생각을 추리하면서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교과서를 쓴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기분이 들 것이다.

호기심도 자란다. 원래 알고 있었던 것도 다시 배운다는 마음으로 대하면 언제나 새롭다. 나는 영화를 좋아하는데, 어떤 영화는 몇 번씩이고 반복해서 본 적이 있다.

처음 볼 때는 내가 보고 싶은 영화니까, 두 번째는 좋은 대사를 음미하면서, 세 번째는 영화 음악에 귀 기울이고, 네 번째는 감독의 생각을 읽어본다. 그중 한두 번은 친구와 함께 감상하려고 보는 경우도 있다. 매번 볼 때마다 새로운 호기심이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본 영화는 평생의 친구이자 나의 이야깃거리가 된다. 볼 때마다 새로운 기쁨이 있다. 책도 마찬가지다. 여러 번을 보더라도 친구처럼 느껴져야 어려울 때, 즉 시험을 치를 때 나를 도와준다. 어쩌다 한 번 읽어본 책의 내용은 시험을 치를 때 별 도움이 안 된다. 호기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것, 재미와 효과가 두 배다.

민성원 <중앙일보 프리미엄 '학습법'전속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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