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패인은 초전속공|화랑「투 톱시스팀」일단은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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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화랑의 김정남코치는 마침내 새 전술을 처음으로 시도, 이것이 성공을 거두었다. 최순호(185cm)와 강신우(182cm)의 두 장신을 공격선봉에 한꺼번에 내세우는 소위 투 톱시스팀이다.
작년 말 대폭적인 개편 후 김 코치는 이 시스팀을 화랑에 도입하려고 작정했었다. 그러나 신인인 강신우의 기량부족으로 인도와 이라크원정 때 이를 채택하지 못했던 것이다.
세기(세기)의 부족등 아직까진 결함이 많으나 강신우는 최전방에서 장대수비를 교란함으로써 타격(슛) 의 주역인 최순호에게 득점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대 일전을 개기로 갖게되었다. 투 톱시스팀 채택의 결과로 화랑은 공격때 좌우윙, 그리고 링커진과 더불어 5∼6명의 선수가 적진에 쇄도, 득점력을 대폭 강화하게 되었다.
○…최순호는 역시 스타플레어였다. 나이는 아직 만20세에 불과하다.
찬스를 잡으면 침작하고도 예리하며 양쪽발을 다쓰는 미사일슛은 통쾌무비한 걸작.
그동안 최는 화랑안의 문제아였다. 선배들의 충고와 지도를 경청할줄 모르고 훈련에 열성이 모자랐다. 이날의 경기에서도 연습부족이 원인인 실수가 수 차례 눈에 띄었다.
정신자세만 가다듬으면 차범근 못지 않은 국제적 스타가 될 것은 틀림없다.
신인중 강신우의 정력적인 분투, FB정종수의 성장가능성이 특기할만하고 링커 (이날은 라이트윙) 이강조의 폭넓은 공헌도, 조광내와 박성화의 건재가 역시 화랑의 대들보였다.
○…그러나 화랑의 수비는 예상대로 불안의 그림자를 밀쳐버리지 못했다. 이날의 내용은 상당히 행운이 따랐다. 일본으로선 전반에 득점하지 못한 것이 큰 불운이었다.
FW「하시라따니」(15번)가 전반25분까지 두 차례의 결정적 득점찬스를 놓친 것을 비롯, 35분 190cm의 장신FW「마쓰라] (16번) , 그 1분후 FW「기무라」(11번)도 골결정력 부족으로 아깝게 득점에 실패했다.
화랑의 첫 골이 이태호의 핸들링 반칙을 못 본 말레지아인 주심의 선물이었던 것과 종합하면 전반은 화랑이 오히려 일본에 고전한 것이었다.
○…일본은 화랑에 비해 선수 개개인의 기본기가 착실했다. 드리블과 패스웍이 훨씬 원활했다. 언젠가 일본이 한국을 능가할지도 모른다는 일부 축구인들의 우려도 이와같은 일본의 기본기 치중에 근거한다.
일본의「모리」(삼)감독은『전통을 하루아침에 깨기는 어렵다. 한국의 저력은 대단하다. 190cmFW「마쓰라」에게 기대했으나 아직 경험부족으로 화랑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일본에도 가능성은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박군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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