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공작 청탁 받은「니시데」씨의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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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80년10윌12일 가네자와(김택)에서 열린「구시껜」과「폴로레스」와의 타이틀전 때「가네히라」회장은 설사약을 먹이라고 부탁했다.「니시데 」씨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구시껜」이 근소한 차로 판정승한 것은 예상한대로다.
경기 후「가네히라」는「니시데」씨에게 약을 먹었느냐고 추궁하고, 먹었는데도 효과가 그 정도라면 안되겠다며 『이쪽에 전문의가 있으니 앞으로 약은 이쪽에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 후 어느날 협영팀에 불려가보니 「가네히라」가 사각으로 된 약봉지 10개를 내놓고 테스트용이니 먹어보라고 강요했다. 맛을 보니 쓴 것이 항히스타민제의 약 같았다.
이 날밤「가네히라」회장이 전화를 걸어 약 먹은 후 이상이 없었느냐고 물어왔다. 『조금 졸린 것 외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럼 다른 것을 해보자』며 전화를 끊었다. 그 후 두 번째「니시데」씨에게 준 약은 역시 10개의 봉지에 들은 것인데 먼저 약의 배합비율을 바꾼「개량형」인 듯했다. 이것이 이번 주간문춘에서 성분을 분석한 약이다.「가네히라」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81년3월8일 오끼나와에서 벌어진「로페스」와의 방어전에「니시데」씨는 이 약을 가져가지 않았다.「가네히라」회장에게 졸리다 못해 먼저준 약은 다 썼다고 했더니 다시 5봉지를 건네주었다. 이것이 3월5일이었다.
그러나「가네히라」비인간성 때문에 공작을 철저히 무시해 버리기로 결심했다.「가네히라」가 『했느냐』고 물으면 전부 사용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후「구시껜」이 14차 방어전에서 실패한 뒤 81년 4윌9일 와까야마에서 WBA주니어 라이트급 챔피언 「우에하라」(상원)와 「사무엘·세라노」의 타이틀매치가 있었다.
이때도「가네히라」는「니시데」씨가 경영하는 약국에 나타나『이 경기를 이기게 하면 30만엔,50만엔, 아니 그 이상 듬뿍 주겠다』고 약물투입을 종용했다. 그러나「니시데」씨는 거절했으며 결과는「우에하라」의 참패로 끝났다.
이런 상황에서 두 달 뒤인 6윌2일 고오라꾸엔에서 벌어진「드까시끼」-김용현 전에서는 「가네히라」회장이 직접 약물주입공작을 진두지휘하게 된 것이다.
「가네히라」가 약물공작에 사용한 약물은 여섯 가지로 분류된다. ⓛ히로시마의 대「리오스」전에서 사용에 성공한 수면제 ②오끼나와전을 앞두고 「니시데」씨가 시음한 백색과립의 조제약 ③그 개량형 ④와까야마의「우에하라」-「세라노」의 대전에서「니시데」씨에게 준 회색의 분말⑥「가네히라」회장이 자기방에서 껌에넣은 황색정제⑥「도까시끼」-김용현 전에서 오린지에 주입한 설사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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