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귀족 상징 빨간 조끼 없애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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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권'의 상징, 빨간 조끼는 이제 그만."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이 노조 간부의 유니폼 격인 '빨간 조끼'의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멀리서도 한눈에 대의원임을 알 수 있는 대의원 명찰에 대해서도 '시대를 역행하는 신분 과시용이므로 없애자'는 게 대세다.

현대차노조 산하의 정책개발연구위원회가 최근 울산리서치에 의뢰해 노조원 8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73.6%가 빨간 조끼를 없애자고 했고, 대의원 명찰을 없애자는 데도 60.3%가 찬성했다.

빨간 조끼는 관행상 대의원 이상 노조 간부들만 입는 일종의 유니폼이다. 노조원 4만2600여 명 가운데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상집위원.대의원 등 595명이 회사 안팎을 가리지 않고 입고 다니고 있다. 초기에는 노동 투사의 상징이었으나 노조가 권력화하면서 이 조끼만 입으면 정문 출입시 신분증 제시 없이 프리 패스 되는 등 회사가 '알아서 모셔야'하는 신분의 상징으로 변질됐다.

이것 말고도 이번 설문조사에서 조합원들은 없어져야 할 노조 간부의 특권 12가지를 꼽았다. ▶정문 출입 때 일반 직원과 똑같이 신분증 체크(72%)▶근무하지 않고도 정시 근무는 물론 잔업.특근.연장 근무까지 인정받는 관행(69%)▶노조 간부의 특혜성 해외연수(81%)▶술자리에서 회사 간부 불러내 술값 부담시키기(94%)▶노조 간부 임기 종료시 주는 특혜성 휴가(80%)….

울산=이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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