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경쟁력이다] 시 예산 '관광 테마' 올인 적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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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문경(聞慶)은 '기쁜 소식을 듣는다'는 뜻이다. 지명에 걸맞게 폐광된 지 10년 만에 연간 300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도시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한 지역의 이미지가 이렇게 빠른 시간에 바뀐 예는 많지 않다. 문경은 어떻게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을까?

결점도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개성이 된다. 폐광이라는 결점과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한 석탄박물관, 드라마세트장, 온천 같은 입체적인 지역개발 아이디어가 있었다. 지역의 미래를 한 테마에 올인한 선택과 집중전략이 있었다. 문경시는 폐광되던 90년대 중반부터 관광산업으로 회생의 돌파구를 찾았고, 시는 예산의 3분의 2를 관광관련 사업에 쏟아 붓는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문경은 달랐다. '자원'이 아니라 '시장'을 먼저 개발했다. 이렇다할 자원이 없던 문경은 우선 왕건 세트장을 유치해 홍보전을 펼치고 이후 연계할만한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시장변화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드라마 인기가 시들해지고 임시로 만든 세트장이 퇴락하면서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긴장하던 문경은 때마침 개통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연계해 다양한 관광이벤트를 개최, 관광객의 발길을 다시 잡는데 성공했다.

모든 지역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잘 해 보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르게 해보겠다는 생각이 중요하다. 마케팅에서는 다르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이다.

강신겸 삼성경제연구소 (www.tourla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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