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카드사 해킹' 국내 불똥 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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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미국의 신용카드 고객 4000만 명 정보 유출 사건의 여파가 한국.일본.호주 등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

22일 신용카드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한국인 1만4000여 명의 신용정보가 유출됐다.

비자카드 관계자는 "한국에서 발급된 신용카드 이용자 5800여 명의 정보가 유출됐다"며 "아직까지 피해 사례는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스터카드도 8300여 명의 신용정보가 누출됐다고 밝혔다.

한국인의 신용정보가 유출된 것은 미국의 신용카드 가맹점과 신용카드 전표 매입사를 연결시켜주는 결제정보 처리 회사인 '카드 시스템스 솔루션'의 컴퓨터가 해킹당했기 때문이다(본지 6월 20일자 E1면).

여기에는 ▶마스터카드 1400만 장 ▶비자카드 2200만 장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 기타 카드 400만 장의 개인정보가 담겨져 있다. 따라서 미국에서 신용카드로 물건을 샀거나 국내에서 온라인으로 미국 회사의 상품을 산 신용카드 이용자 중 일부의 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정보는 신용카드 마그네틱 선에 담겨있는 신용카드 번호, 유효기간,이용자 이름 등으로 알려졌다.

마스터카드 관계자는 "미국에서 카드를 쓸 경우 매입액 등 일부 정보만 남지, 주민등록번호 등 신상정보는 국내 카드사가 관리해 유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그러나 만일에 대비해 지난 20일부터 고객에게 유출 사실을 통보하면서 무료 교체발급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 정보 유출로 카드 이용자의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신용카드사가 모두 보호해 줄 계획이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카드 고객의 손해가 이미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 언론들은 개인정보 유출로 만든 위조 신용카드가 일본 국내 가전 양판점과 신칸센 역사 등에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개인정보 부정 사용에 의한 일본 내 카드회사의 피해 건수는 21일까지 약 320건 3700만 엔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피해액이 큰 곳은 UFJ카드의 1000만 엔(약 1억원)이었다.

정보가 새어나갔을 가능성이 큰 일본 카드회사 회원 수도 6만100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에서도 카드 고객 5만여 명의 신용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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