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 급증… 갈라선 부부 10쌍 중 2쌍꼴 해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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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을 20년 넘게 한 뒤 이혼하는 이른바 '황혼 이혼'이 크게 늘고 있다.

재혼도 늘어나는 추세며, 이중에서도 결혼을 처음 하는 남자와 이미 이혼한 적이 있는 여성의 결합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혼인.이혼 주요 특성 변동 추이'에 따르면 이혼 건수는 지난해 13만9400건으로 2003년(16만7100건)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1980~90년대에 비해 많았다.

황혼 이혼이 전체 이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8.3%로 2003년(전체의 17.8%)보다 다소 늘었다. 이 비중은 81년만 해도 4.8%에 불과했다.

지난해 이혼 비중이 늘어난 층은 동거기간이 0~4년(지난해 전체 이혼 중 25.2% 차지)인 부부와 동거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다.

통계청 관계자는 "동거기간이 20년 이상 된 부부도 자녀를 다 키운 뒤에는 갈등을 이기지 못해 이혼을 많이 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전체 결혼에서 재혼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남성이 한 결혼 중 초혼 비율은 81.2%, 재혼 비율은 18.2%로 나타났다. 2003년에 비해 재혼 비중은 1.7%포인트 늘었고, 초혼 비중은 1.9%포인트 줄었다. 여성도 지난해 전체 결혼 중 재혼 비중이 20.4%로 2003년보다 2.1%포인트 늘었다.

여성의 재혼 비중이 남성보다 높은 것은 '초혼 남성+재혼 여성'의 결합이 늘었기 때문이다. 94년만 해도 '초혼 남성+재혼 여성'의 결합은 전체 결혼 건수 중 3.3%에 그쳤으나 지난해는 6.1%로 증가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0.6세, 여성 27.5세로 나타났다. 이는 72년의 초혼 연령인 남성 26.7세와 여성 22.6세보다 남성은 3.9세, 여성은 4.9세 늘어난 것이다. 만혼이 늘어나는 추세를 입증한 셈이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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