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파트] 대구 산격 대우아파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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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격 대우아파트 부녀회원들이 더 살기 좋은 공동체 만들기를 다짐하며 한 자리에 모였다. 조문규 기자

지난 11일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우아파트에선 '한마음 주민 축제'가 열렸다.

이 아파트 부녀회가 4년째 마련한 행사다. 천막 아래선 전라도 나주의 잡곡.젓갈.김치 등 농수산물과 수박.토마토 등 지역 무공해 농산물이 판매됐다. 시중보다 저렴해 인근 주민까지 몰렸다.

부녀회는 지난해 나주시와 자매결연한 뒤 축제에서만 나주배 1000여상자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 쌀 10㎏짜리 1800포대를 팔아 주었다. 이날 행사장엔 나주시장 부인 등 관계자 30여명이 참석해 부녀회원과 친목을 다졌다.

부녀회원들은 이곳에서 직접 만든 김밥.국수.떡볶이 등을 팔았다.

또 떡메치기와 도전 50곡, 부녀회원의 난쟁이춤 공연 등 이벤트와 아파트 동(棟) 대표가 출연하는 노래자랑 등을 잇달아 열어 주민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부녀회 김영나(46)부회장은 "축제는 주민 화합과 봉사를 위한 행사"라고 소개했다. 아파트 부녀회는 이처럼 주민 화합과 도농 상생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녀회는 또 아름답고 건강한 아파트 가꾸기에도 열성이다. 아파트 입구 경비실 앞에 헌옷.폐지 수집함을 두고 일주일에 한번 분류해 판매한다. 박미숙(42)씨는 "입주 6개월 만에 폐지 수집이 정착됐다"면서 "1년 전부터 여기서만 월 200여만원의 기금을 모은다"고 귀띔했다.

주민들은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하고 수시로 단지 청소도 한다. 권순덕(47)씨는 " 단지 도로 변에 알록달록 꽃을 피운 화분이 부녀회가 모종을 구입해 가꾼 것"이라고 자랑했다.

부녀회는 3개월마다 아파트 단지에서 젓갈.속옷.그릇.농산물 등 생필품을 파는 장터를 연다. 원가에 팔아 수익은 적으나 수익금은 아파트와 산격동 일대 불우이웃 등을 위해 사용한다.

부녀회는 지난 11일 축제 때 전 주민에게 10㎏짜리 쌀 한 포대씩을 선물했다. 2002년 백혈병을 앓는 딸을 둔 인근 주민에게 1300여만원을 전달하고,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김천에서 봉사활동과 함께 성금을 전달했다. 지난해는 산격2동 노인 100여명을 모시고 잔치를 열고, 단지 노인정 등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소문이 나면서 대구시 등으로부터 여러 차례 표창도 받았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우리 아파트는] 부녀회장 김영순씨
공항고속도로가 지척인 곳

대우아파트 김영순(49.사진) 부녀회장은 "우리 아파트는 생활하기에 아주 편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도로 건너편에 재래시장인 산격시장, 인근에 종합유통단지 등이 있고 대구공항.고속도로가 가까이 있어 특히 교통이 편리하다는 것.

또 가정에는 끓이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수돗물이 나온다. 별도로 수돗물을 정수하고 각 가정에 공급하는 시설을 갖춘 때문이다.

대로변이지만 방음이 잘돼 소음에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이 아파트는 같은 평형대의 북구지역 다른 아파트에 비해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김 부녀회장은 입주 6개월 만인 2000년 3월 이후 5년이 넘도록 회장직(임기 2년)을 맡고 있다. 김씨는 "주민들이 둥글둥글 화합하니 덤으로 많은 상까지 돌아왔다"고 자랑했다. 단지엔 독서실.노인정.어린이집.테니스장 등 복지시설도 마련돼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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