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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풀이과정 통째 암기'말도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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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6월 15일자 C1면에서 '떠먹여 주는 공부, 아이들 망쳐요'란 제목의 기사를 읽었다. 전체적 취지와 내용엔 공감하지만 한 대목이 걸렸다. '학원에 안 보내고 집에서 하는 공부 지도법'이란 그래픽 중 "어려운 수학 문제는 풀이 과정을 통째로 외우게 한다"는 것이었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사 취지와도 배치될 뿐 아니라 수학 공부에서 절대 배척해야 할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수학은 정의를 기초로 한 논리의 학문이다. 논리는 암기를 통해 습득되지 않는다. 굳이 암기의 대상을 말하자면 '정의' 정도일 것이다.

기사 중 학생이 수학 한 문제를 가지고 하루종일 씨름한 적이 있다는 부분이 있었다. 진심으로 수학에 대해 고민해 본 학생이라면 누구나 그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문제를 푸는 필연적 과정이기도 하다. 이런 과정을 암기로 극복한다는 건 어리석은 얘기다.

김홍오.대전시 서구 탄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