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정크본드 추락 쇼크…헤지펀드 잇따라 청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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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 달 발생한 제너럴 모터스(GM) 쇼크로 헤지펀드들이 큰 타격을 입고 청산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GM 쇼크란 GM의 신용등급이 정크본드(투자 부적격 채권)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국제 채권시장을 혼란에 빠뜨린 일을 말한다.

GM 쇼크는 이후 신용 파생상품시장을 흔들며 여기에 투자한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끌어내렸고, 그 결과 펀드 청산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여러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어 중도 환매를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의 헤지펀드인 마린 캐피털은 지난 주 조기 청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달 말까지 펀드 자산을 모두 정리하고 청산키로 한 것이다. 전환사채(CB)에 주로 투자하다 올해 평균 6.73%의 손실을 낸 것이 결정타가 됐다. 1999년에 설립된 마린펀드는 한 때 98%의 초고수익률을 자랑하며 운영자산이 20억달러를 넘기도 했다.

2003년 설립된 후 6개월간 연 20%의 운용수익을 올렸던 베일리 코우츠 크롬웰 펀드도 다음 달까지 투자자금을 모두 돌려주고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전성기의 운용자산이 13억달러에 달했던 이 펀드는 올 들어 다섯달 동안 20%의 손실을 기록했다. 코너티켓주 소재 프런트포인트의 CB 펀드도 올 들어 5월까지 18%의 투자손실을 기록하고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싱가포르의 아만 캐피털도 얼마 전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손실(약 20%)로 파산하고 말았다. GM 쇼크 이전인 4월부터 대규모 투자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 GLG.베가.만그룹 등 유럽의 대형 헤지펀드들도 수익률 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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