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 집은 뭔가 다르다] 밝은 빛은 집중력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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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처지에서 하는 공부를 '형설지공(螢雪之功)' 이라고 한다. 가난해서 기름이 없어 등불도 못 켜는 밤에 반딧불과 눈(雪)빛에 비추어 글을 읽는 선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옛 선비들은 큼직큼직하게 쓴 한문을 읽었으니 그나마 반딧불이나 흔들리는 등잔불 밑에서 공부할 수 있었을 거다. 지금처럼 깨알같이 작은 글씨를 그렇게 봐야 했다면 모두 군대를 면제받을 정도로 근시가 될 게 분명하다.

세상은 변하고 발전하고 있는데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경쟁력이 없다. 사람들은 제일 먼저 눈을 통해 대부분의 지식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사람의 눈은 밝은 곳에 있어야 제 기능을 한다. 일반적으로 도서관이나 공부방 조명은 밝기가 부족해서 책을 오래 보다 보면 눈이 침침해진다. 그러면 당장 집중력에 문제가 생긴다.

빛 중에 가장 좋은 빛은 자연광이다. 자연광은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한다. 자연광이 부족할 때 우울증이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빛이 사람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얘기다. 밝은 곳에서 기분이 좋을 때 기억력과 집중력은 증대한다. 따라서 공부방은 낮에는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채광에 신경을 쓰고, 밤에는 다소 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조명시설을 해줄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공부방의 조명은 전체 조명과 부분 조명으로 나누어 2중 조명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즉, 방 전체를 밝혀주는 전체 조명과 책상의 조명을 함께 사용하라는 얘기다. 눈의 홍체는 카메라의 조리개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책상만 밝게 하고 주변을 어둡게 하면 홍체가 좁아졌다 넓어졌다 하면서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 책상 스탠드는 전자파의 발생이 적고 빛 반사를 줄이는 필름이 설치된 조명기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개인마다 시력의 차이가 있어서 누구에게나 맞는 조명은 없고 상대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너무 밝고 눈이 부셔서 공부에 방해된다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오랜 시간을 공부할 때 눈이 침침해 지는 것을 경험한 학생들에게 지금보다 다소 밝은 조명을 설치해 준다면 집중력 향상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조명 하나만 바꾸어도 공부의 능률이 증대된다.

<중앙일보 프리미엄 '학습법'전속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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