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최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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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유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구리.철광석.알루미늄.아연 등 필수 원자재의 가격도 연일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배경에는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는 중국 경제의 급속한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원유.비철금속.곡물 등 17개 필수 원자재의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로이터-CRB지수는 16일(현지시간) 322.42를 기록, 1981년 이후 24년여만의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지수 상승을 이끄는 주인공은 유가와 구리. 17일 상하이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구리선물 가격은 하루 전보다 380위안(1.2%) 상승한 t당 3만2280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93년 구리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16일(현지시간) 런던 금속선물거래소에 거래된 구리 선물가격도 사상최고치(1파운드 당 1.5060달러)를 경신했다.이유는 중국의 수입 증가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구리 소비량은 긴축정책 속에서도 2003년보다 15% 늘었고 2010년까지 매년 10%씩 늘어날 것이라는 게 파이낸셜타임스(FT)의 전망이다. 알루미늄.아연 가격의 오름세도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또 제철소와 광산기업 사이에 대규모로 거래되는 철광석도 올 들어 연초부터 지난해 대비 60~70% 남짓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광의 국제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중국이 앞으로 20년간 약 3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수요가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도이체방크는 최근 발표한 '상품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수요에 못 미치는 공급으로 인해 주요 원자재 가격이 앞으로 2년간 상승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데다 올 들어 미국 경제가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엔 일본, 유럽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게 원자재 가격 강세의 이유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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