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인도판 '왕자의 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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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도 최대의 민간 기업인 릴라이언스 그룹의 창업주 아들인 무케시 암바니(48.사진(右))와 아닐 암바니(46.사진(左)) 형제 사이에 7개월 간에 걸쳐 벌어졌던 '왕자의 난'이 일단락됐다. 20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 등 외신에 따르면 릴라이언스 그룹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하고 총 9개의 계열사 중 에너지.금융.이동통신 등 3개 부문의 계열사를 분리해 경영권을 나눠갖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형 무케시는 석유화학.가스.섬유 등의 사업을 벌이는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를 맡고 동생 아닐은 릴라이언스 캐피탈과 릴라이언스 에너지, 인포컴의 경영권을 쥐게 됐다.

1958년 섬유사업으로 시작한 릴라이언스 그룹은 상장 계열사의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약 20조원)에 이르며 인도 GDP의 3.5%를 담당하는 거대 기업이다. 무케시와 아닐 암바니는 2002년 회사 설립자인 아버지 디루바니 암바니가 사망한 이후 기업의 주도권을 놓고 분쟁을 벌여왔다. 디루바니가 그룹 경영권과 유산 상속에 대해 별도의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법에 따르면 유언이 없을 경우 상속 재산은 배우자와 자녀가 똑같이 나눠갖게 돼있다. 이에 따라 "형 무케시가 법적 근거도 없이 그룹의 회장직을 맡았다"는 동생의 불만이 계속됐다.

경영권 분쟁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주가가 사상최고치에 육박하는 등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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