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저 괴물 누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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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랜디 시몬

레오를 넘는 ‘시몬스터’가 나타났다.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새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27·2m6㎝)이 배구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OK저축은행은 21일 안산 홈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3-1로 꺾었다. 시몬이 단연 돋보였다. 시몬은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공격성공률 60%를 기록하며 43득점을 올렸다. 후위공격 13개, 가로막기 3개, 서브득점 6개로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가로막기·서브득점 3개 이상)도 달성했다.

 시몬은 2년간 국내 프로배구를 평정한 삼성화재 레오(24·2m6㎝)를 압도했다. 레오는 지난 두 시즌 연속 최우수선수를 차지하며 삼성화재의 독주를 이끌었다. 그러나 시몬 앞에서 레오는 무력했다. 시몬에게 세 차례나 블로킹을 당했고, 26득점에 그쳤다. 공격성공률도 45.28%로 평소보다 10% 정도 낮았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시몬의 이름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팬들은 그의 이름에 몬스터(괴물)를 묶어 ‘시몬스터’란 별명까지 붙였다.

 쿠바 출신의 센터인 시몬은 2007년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는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 블로킹 1위에 올랐으며 지난해에는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었다. 이적료가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연봉이 150만 유로(20억원)를 넘는다는 얘기가 떠돌 정도다. 더 인상적인 건 시몬이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높은 한국 특성상 공격을 도맡는 라이트로 포지션을 바꿨다는 사실이다. 시몬은 블로커 위에서 내리꽂는 시원한 공격력을 뽐냈다. 센터 출신답게 세터 이민규와 호흡을 맞춘 속공도 선보였고, 블로킹에서도 사이드가 아닌 중앙에 섰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포지션 파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OK저축은행은 창단 첫 해인 지난 시즌 9경기만에 첫 승을 거두는 등 고전 끝에 6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올 시즌은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 삼성화재의 8연속 우승을 가로막을 후보로 떠올랐다.

 22일 경기에서는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를 3-0(25-23, 25-22, 25-17)으로 이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문성민이 18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여자부에서는 IBK기업은행이 데스티니 후커(27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GS칼텍스를 3-0(27-25, 28-26, 25-22)으로 꺾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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