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합동조사단 발표 전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육군합동조사단은 19일 발생한 군부대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사건을 일으킨 김모 일병이 "평소 선임병으로부터 잦은 질책과 욕설 등 인격적 모욕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선임병들을 살해하겠다는 결심을 지난 금요일에 했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것처럼 사고당일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조사단은 또 선임병들으로부터 신체적인 가혹행위는 없었으나 언어폭력이 문제가 된 것으로 설명했다.

합동조사단 측은 이어 관련자를 엄중 문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 발표전문을 간추린다.

◇국방부 사고조사단장 모두발언

시간적인 제약과 1차 진술 기초로 발표한 것이 사실과 다른 부분있어 이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사고 관련 조사단장인 제가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발표는 '개요-합동조사결과-사고자관련사실-향후 대책'순으로 하겠습니다.

금번 사고는 사고자가 수류탄 일발 투척후 내무실 관물대에 상병의 소총으로 25발을 난사해 GP장 중위 등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사고자는 28사단 81연대 수색중대 1소대 소총수 일병 김동민이며, 피해자는 GP장 중위 등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 상황개요

경계실 상황 근무 4명, 경계 초소 2개에는 각각 2명씩. 기타 건물내 있던 인원은 체력단련장에 있었던 전임 GP장 김종민과 취사장에 상병 한 명. 내무반에 취침 중인 병사 26명이 있었습니다.

◇ 사고에 따른 주요 상황대처 내용

02시 36분, 철책 GOP 순찰 중이던 3중대에서 폭음과 총성을 청취하고 무전으로 대대에 보고. 이때 전후방 초소근무자들은 내무반 방향으로 경계 방향을 전환해서 근무. 후임 GP장은 근무 중인 인원에게 연대에 보고하라고 지시하면서 "피아구분이 잘 안된다"고 말함.

02시38분, GOP 대대 인사장교가 GP로 확인전화해 GP 상황병과 통화. 상황병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총격이 있었다"고 보고. 내부에 있던 실병력은 수류탄 폭발로 인한 부상자들을 응급조치하는 상황.

02시39분, GOP 대대 상황병이 고속지령대를 통해 적으로부터 포격을 받았다고 연대와 사단에 보고. 후임 GP장은 상황 확인차 사무실 이탈하다가 사고자로부터 피격당했으며, 연대 상황실로 복귀해 "나도 공격을 받았으나, 적인지 아군인지 구분이 안된다"보고.

02시41분, 후임 GP장이 사병 두 명과 GP 확인.

03시경 후임 GP장이 대대장에게 병력 5~6명 부상했다고 보고. 그러나 현장 검증 결과 사망자를 부상자로 착각했던 것.

03시11분, 사단 작전 참모가 의무헬기를 구성했고 엠뷸런스가 이동.

03시25분, 중상자 외 3명을 후송.

06시5분, 후송 환자 중 상병 이건욱 사망

◇ 사고 경위와 합동조사 결과

사고자는 평소 선임병으로부터 잦은 질책과 욕설 등 인격적 모욕을 당한 것에 대한 앙심 품고, 선임병들을 살해하겠다는 결심을 하던 중 지난 금요일인 19일 근무.

02시30분 경에 후방 초소에서 근무하던 사고자는 '초동근무자를 기상시킨다'는 명분하에 같이 근무하던 이병상 상병에 보고 후 내무실로 이동. 총알 25발 든 자기 소총은 근무초소에 놔두고 나가. 몸에 지니고 있던 것은 수류탄 한 개와 탄창 두개.

02시 33분경 내무실 도착. 관물대에 있던 소총 절취해 빈총을 들고 다시 화장실로 나와서,

02시 34분경 화장실에서 탄창 장전한 다음 방탄복에서 수류탄 꺼내, 안전핀 등 세 개중 하나 제거해 좌측 웃옷 주머니에 넣은 다음 이동.

02시 36분경 평소 많이 괴롭힌 모 상병 쪽으로 수류탄 투척 후 상황실 쪽으로 이동.

02시 39분경 체력 단련장에서 나오는 김종명 중위 발견, 난사후 상황실 쪽으로 이동해 신임 소대장 이인성을 향해 난사. 이때 이인성은 총을 맞지 않고 상황실로 돌아갔으나, 상황실 내에 근무자들이 반격을 가할 것같은 두려움에 사고자는 돌아나옴.

02시 41분경 상황실 가다가 몸 돌이켜 취사장 쪽으로 나오다 상병 조종훈의 하지가 보이자 난사. 이후 가다가 조종훈의 숨이 멈추지 않은 것 확인 후 다시 난사.

02시 43분경에는 소란한 내무실로 이동해 25발 전량 연발로 난사. 이후 사용한 소총 가지고 옥상 부근으로 올라와 맞은 편 전방 초소로 이동해 들어가.

02시 45분경 전방 초소 도착. 근무 중이던 이강찬 상병과 마주쳐 실탄이 떨어진 사실 알지 못하고 이 상병 향해 사격. 이 상병이 "너는 여기에 왜 왔냐"고 묻자, "같이 근무 중이던 이 상병이 이쪽으로 가라했다"고 임기응변하고 원위치하라는 지시에 복귀.

02시50분경 신임 소대장이 피격 당시, 전투복 입은 인원이 사격한 것을 기억하고 상황실과 포병 당직장교실 공간에 전투복 입은 인원 전원 집합.

5명이 전투복을 착용. 전방 초소 2명과 사고자를 포함한 후방 초소 2명. 그리고 내무실에서 빨리 갈아입은 병사 등 다섯명. 소대장은 "너희들 중에 뭔가 있는 것같으니 확인해야 한다"며 감금후 자신들끼리 이야기하도록 함. 병사들끼리 이야기하다가 사고자를 추궁해 자백 받아낸 것.

이때 이강찬 상병이 자백 받는 과정에서 이병상에게 "왜 초소로 사고자를 보냈느냐" 묻자 이병상이"난 보낸 적 없다"진술하면서 사고자 드러남.

두 번째 총을 들이대면서, 총이 틀리기 때문에 네가 가져간 것 아니냐고 질책하자, 사고자가 당황. 이때 동료들이 사고자를 몸수색해 주머니에서 실탄 한 발과 안전핀 발견. 사고자 자백. 모소대장에게 연락해 그 자리에서 포승줄로 포박해 검거.

◇사고자와 선임병의 관계

사고자는 지난 1월 14일 전입후 빈번한 언어폭력에 시달려. 구타및 신체적 가격은 없었다고 진술.

사고 전날인 6월18일 15시 농구경기 시청 중 "일병 달았으면 군 생활 다 끝나는거냐? ○○새끼야" 등 질책 받음.

같은 날 17시, 취사장 청소 중에도 상급자에게서 "○새끼야, 고참이 물을 퍼내는데 보고 그냥가냐"는 질책 받음.

부소대장인 하사 최충결의 진술에 따르면, 사고자는 전입시부터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으로 동료간 화합을 이루지 못했으나, 최초 면담시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관심병사로 미분류. 전입 동기생의 대답에 다르면 평소 내성적 성격과 느린 행동으로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질책.

사고자가 "수류탄 까고 총 쏴 죽이고 싶다"는 언동을 3~5회한 적있으나, 동기생은 푸념.장난으로 알고 상급자에 보고 안해. 또한 동료 16명에 설문 결과, 폭행과 물리적 가혹 없었으나, 언어폭력 소대 잔존확인.

◇사고 후 조치사항

사고 후 육군에서는 5부 합동조사반 편성해 즉각 조사 실시.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 현장감식반. 시신 후송했는데 처음에는 수용능력 부족해 4개 병원으로 분산. 국방장관과 참모총장 등 현장 확인, 육군은 애도기간을 설정하고, 전군 근조리본을 패용. 사망자 추서진급 검토 중.

디지털뉴스센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