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레이엄 목사 "생애 마지막 부흥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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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대표주자 빌리 그레이엄(86.사진) 목사가 24일부터 사흘간 뉴욕에서 생애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부흥회를 연다. 그는 15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령과 지병 때문에 힘은 들겠지만 성령의 도움을 받아 하루 35분씩 부흥회를 이끌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가오는 내 87번째 생일을 기념해 11월 런던에서 부흥회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고 말해 이번 부흥회가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임을 내비쳤다.

그레이엄 목사는 60여년 동안 185개국을 돌아다니며 2억1000만 명에게 복음을 전파했다. 1973년 5월 서울 여의도에서 300여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부흥회를 연 바 있다.

이번 집회에는 그의 아들이자 역시 유명한 복음전도사인 프랭클린이 동행한다.

프랭클린은 직접 설교에 나서지 않지만 아버지의 건강이 갑작스레 악화될 경우 '대타'로 서기 위해 대기할 예정이다. 그레이엄 목사는 그간 뇌수종과 파킨슨병.전립선암 등에 시달려왔다. 최근에는 골반에 골절상을 입어 걸을 때는 보조기에 의지해야 한다.

복음주의는 성서에 충실한 보수주의적 기독교로, 지난 해 대선 이후 보수주의 정치세력과 함께 영향력이 커졌다. 그레이엄 부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종교적으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악관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몇 안되는 외부인이기도 하다.

AP 통신은 그러나 그레이엄 목사는 한창 때도 사회적 발언을 할 때 매우 신중했으며 만년에 이르러서는 논쟁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것은 아예 언급을 안한다고 전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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