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옛날 왕실 유물엔 왜 용이 많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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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송이는 일 학년
강영숙 글·그림, 돌베개어린이, 72쪽, 7500원

한 쪽에 두 세 장면씩 끼워넣고, 말풍선을 그려 넣어 등장인물의 대사를 처리해 그림책이라기 보다는 만화에 가깝다. 코가 들려진 때문인지 콧구멍 두 개가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는 주인공 송이와 뽀글뽀글한 파마 머리만 다를 뿐 송이와 똑같은 얼굴의 송이 엄마 모습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초등학교 1학년생인 송이는 책상 속 잡동사니를 치워버리라는 엄마의 '명령'에 무얼 버릴까 고민하지만 해물탕에서 나온 진기한 조개 껍데기, 부러진 보라색 연필심, 간질이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보드라운 닭털 등 어느 것도 버리지 못한다. 결국 송이가 선택한 해결책은 '자질구레하지만 소중한' 보물들을 땅 속에 파묻고 딴전 피우기.

속이 불편해 방귀를 뀌어대던 송이는 혼자서 밤똥 누러가기가 두렵다. 하지만 언제까지 참을 수는 없다. 예상대로 기괴한 형상의 귀신들은 당장이라도 '불편한 자세'의 송이를 덮칠 것 같다. 순간 들려오는 낯익은 방울소리. 어떻게 알고 강아지 딸랑이가 송이를 찾아온 것이다. 든든해진 송이는 딸랑이와 함께 밤하늘 별을 바라보다 자신도 모르게 일을 해결한다. 천진한 송이의 모습이 눈 앞에 있는 듯 생생하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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