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잡으러오겠다니 체포하라" 명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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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5월17일 5·16출동부대의 긴장은 유엔군사령부의 참모회의에서 시작되었다. 회의내용은 극비였다. 소문은 야전군을 추축으로한 서울진입작전회의라는 것. 확실히 야전군을 주축으로한 원상회복 압력이 다가서고 있었다. 제1파는 원대복귀 명령이었다. 유엔군사령부를 다녀온 장도영 총장은 작전지휘권을 침해한 서울사태를 「매그루더」가 강력히 항의하면서 즉각적인 원대복귀를 명령했다고 전했다.
최소한 포명단이라도 원대복귀해야 유엔군사령부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다고 했다. 그 시간 유엔군사령부는 해병대와 포병단에 과녁을 맞추고 있었다.
김성은 해병대사령관의 회고.
『17일 하오2시 「매그루더」사령관에게 갔더니 <김장군. 내 명령은 해병여단이 ××에 있도록 돼 있는데 서울진입은 누구 명령이오. 즉시 철수시키시오>라고 엄중히 항의합디다. 내가 <그들은 철수명령에 따를 것 같지 않다>고 했더니 <그렇다면 해병사단을 동원해 야전군과 함께 혁명군을 서울외곽으로 내보내시오. 병력수송은 우리가 지원하겠소> 하더군요. 나는 이 경우에 예상되는 사태들을 상기시키면서 <해병대는 단결을 소중히 하기 때문에 서로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요. 그러니까 「매그루더」사령관은 어깨만 으쓱해 보이고 말아 아무 결정도 못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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