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점검 부동산 거품의 경제학] 전문가들 "중대형 늘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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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원하는 공급 대책을 내놓아라.'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의 요체다. 시장에선 중대형 아파트를 원하는데 정부는 서민용 주택 공급이란 명분에만 얽매여 임대주택이나 소형 아파트 공급 대책만 세우고 있으니 부동산 거품이 생긴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박사는 "판교발 역풍(집값 상승)은 국지적인 현상이지만 조정기를 거치지 않아 거품이 끼여 있다"며 "앞으론 거품이 꺼지는 것에 대비해야 할 수준에 왔다"고 경고했다.

◆일관된 공급 대책=양질의 중대형 아파트 공급을 늘려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 박재룡 박사는 "판교에서 분양하는 2만6000가구 중 42%가 임대주택이다. 중대형은 6000가구에 불과하다 보니 집값 안정효과가 없다. 신도시에 공급하는 가구수를 늘리고, 중대형 평수 비중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나 판교의 용적률 인상 등도 단순히 주택수를 늘리는 것보다 최근 값이 뛰고 있는 중대형을 겨냥한 공급 대책이 돼야 실효성이 있다는 것이다. 강남 저층 아파트와 강북 뉴타운의 주택 공급도 이런 맥락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제의 현실화=서강대 김경환(경제학) 교수는 "일본의 경험을 보면 보유세를 높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거래가 위축되지 않도록 거래세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 조주현(부동산학) 교수는 "양도소득세를 인하해 매물이 시장에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저금리 재검토=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현재 부동산 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가 저금리의 장기 지속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부동산 과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인지를 놓고 부작용과 긍정적인 효과를 저울질하는 갈등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순 주택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

정경민.허귀식.김종윤.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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