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분기 경영 분석] 수출업 "올해는 정말 힘들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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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올 들어 수출 제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하락과 원자재값 상승이 주원인이었다.

한국은행은 16일 상장사 등 1537개 주요 기업의 1분기 기업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9.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기업이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98원을 남긴 셈이다. 지난해 1분기의 12.6%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 중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은 같은 기간 13.7%에서 9.1%로 떨어져 비제조업보다 수익성 악화가 심했다.

특히 수출 제조업은 15.2%에서 7.0%로 뚝 떨어졌다. 반면 내수 제조업은 11.6%에서 12%로 소폭 상승해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수익성이 역전됐다.

업종별로도 수출 비중(78%)이 가장 높은 전기전자업의 경상이익률이 19.9%에서 7.4%로 추락한 반면 내수 비중이 큰 건설.도소매.서비스.통신업의 수익성은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이례적으로 높았던 매출 증가율도 급락했다. 전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4.3%에서 올 1분기 4.3%로 떨어졌고 제조업체는 17.3%에서 4.9%로 하락했다. 특히 수출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22.6%에서 1.9%로 떨어져 정체상태를 보였다. 올 들어서도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지만 환율이 워낙 떨어져 원화로 환산하면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다. 내수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10.3%에서 9.3%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내수부문의 상대적 호조에도 기업 규모에 따른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내수기업 중 30대 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16.8%에 달한 반면 30대 이외 기업은 절반 수준인 8.1%에 머물렀다. 매출 증가율도 30대 기업이 19.2%, 이외 기업이 2.6%로 차이가 컸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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