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용공연 떠나는 육완순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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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제는 우리도 눈을 바깥으로 돌릴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지난 20여년간 나름대로 안에서 다지고 쌓아온 한국 현대무용을 외국에 나가 소개하고 평가받는다는 것은 더 나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12일 유럽 공연을 떠나는 육완순 현대무용단 대표 육완순씨(49·이대교수). 그가 키운 제자들인 조은미 김량근 김해경 김희영 이연숙 조항애 안애순 이재숙 주안나로 구성된 이들 무용단은 총4회의 공연을 갖게 된다. 『파리 한국문화원이 중개역할을 했고, 각 극장이 초청해서 이번 공연이 이루어졌읍니다. 한국의 현대무용을 유럽에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롤랑·프티」 「카롤린·칼손」 「모리스·베자르」 등 그 곳의 현대무용 대가들을 만날 계획입니다. 그들 무용학교를 찾아가 클라스에도 참가하여 단원들을 위한 연수기획도 겸할 생각입니다.』
이 무용단의 유럽 공연일정은 영국에서 시작된다.
15일에는 런던 코먼웰드 극장에서 첫 공연을 갖는다. 다음은 프랑스 파리에서 총3회의 공연. 19일에는 한국문화원, 20일에는 앙드레말로극장, 21일에는 망다파극장에서 각기 1회씩의 공연을 갖는다.
공연 작품은 『파계』 『살풀이』 『전설』 『유관순』. 휴게시간까지 합해 총1시간30분의 프로그램으로 짰는데 『파계』와 『유관순』은 각각 공연시간 25분이 걸리는 작품으로 육교수가 직접 주인공 역으로 출연한다. 『제가 특히 심열을 기울여 안무하고 춤추는 작품은 「유관순」입니다. 한국의 애국소녀 유관순이 옥에 갇혀 있으면서 회상하는 동지애, 피끓는 애국심,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는 인간적인 갈등 등에 초점을 맞춰 안무했읍니다.』
『파계』는 한 여승이 겪는 내면세계의 갈등을 한국의 전통적인 승무를 원전으로 하여 현대무용으로 안무한 것. 『살풀이』는 역시 전통적인 한국의 춤사위를 가장 많이 담은 살풀이춤을 그 뿌리로 한 것이라고 한다.
『제한된 인원에다 소도구조차 지극히 한정된 것만을 가지고 갈 수밖에 없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번 유럽공연은 단원들에게 또 다른 세계에의 개안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읍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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