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뒤흔든 현대판 「아편전쟁」|신출귀몰의 마약왕 「쿤사」아지트 소탕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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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버마와 국경이 접해있는 타이서북부 반힌택지역에서 최근 치열한 아편전쟁이 벌어져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반힌택은 동남아최대의 마약원산지인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황금의삼각지대)의 아편의 70%를 관장하고있는 악명높은 마약왕 「쿤사」의 본거지다. 「쿤사」(50)가 이끌고 있는 산통일군(SUA)의 무장병력은 약5천여명. 이들은 버마북부 산주해방을 위해 버마정부에 대항하고 있는 여러 반도세력가운데 하나다.
1월20일 1개대대의 타이국경 경비경찰병력이 반힌택 지방으로 이동하기시작했다.
40대의 트럭, 6대의 장갑차,2 대의 무장랜드로버지프, 그리고 3O대의 오토바이에는 기동타격대가 분승, 20여시간이 지난 21일새벽 목적지에 도착했다.
대대강 「릉온」경찰대령이외는 아무도 이 작전의 임무를 모르고 있었다.
「프렘」수상이 직접 지시한 극비작전으로 경찰국장과 「쳉라이」주지사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날 아침9시 작전임무를 하달받은 전경대원들이 반힌택마을을 포위한 가운데 기동타격대는「릉온」대령의 진두지휘아래 「쿤사」가 있을 것으로 믿어지는 언덕위의 한 저택을 기습했다.
「쿤사」의 참모장과 20여명의 반도들은 경찰의 투항요구에 지연작전을 썼다. 그사이 이들의 증원군이 도착했다.
경찰보고에 의하면 SUA반도들이 쏜 자동소총과 무반동포에 태국경찰 2명이 즉사하고 6명이 중상을 입었다. 초전에 허를 찔린 태국경찰은 약30분후에 도착한 공군기의 엄호사격을 받으며 맹공격을 가했다.
그 사이에 4백여명의 육군증윈병력도 도착, 2O여시간의 유헐전이 계속되었다. 이렇게해서 태국군췌은 공지합동작전으로 1주일만에 반힌택마을을 완전 장악했다.
태국경찰은 「쿤사」체포에는 실패했으나 수백명의 SUA반도들을 살상하고 다량의 무기와 탄약, 통신장비등을 노획했다.
당국의 발표에 의하면 지금까지 확인된 반도들의 시체만도 82구이고 부상자는 1백30명에 달해 실제 사상자는 수백명이 될것이라고 한다. 이 전투에서 태국 전투경찰관17명이 전사하고 52명이 부상했다.
이 작전으로 북부지방에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었다고 주장하는 경찰간부도 있으나「쿤사」 의 거점을 점령했다는것은 정부군에 중요한 심리적승리로 보는 사람이 많다.
타이 마약단속국은 지난해 9월「쿤사」체포에 50만바트 (약1천만뭔)의 현상금을 걸었다.
「쿤사」는 「장시후」라는 중국명, 「찬창트라클」이라는 타이명, 그리고 「콴키와」라는 버마이름을 갖고 있다. 1932년 버마의 탐얀에서 태어난 「쿤사」는 부모를 일찍 잃어 떠돌이생활을 했다. 그의 어머니는 중국인.
중국국민당군이 버마북부지방으로 패주했을때 2년간 이들에 가담한적이있다.
이때부더 그는 정글생활을 하며 모험심을 길렀다.
국민당군이 물러간후 정글에서 일단의 젊은이들을 규합, 세력을 구축해나갔다. 1962년 버마정부로부터 의용대장에 임명되면서「쿤사」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후 버마정부에 등을 돌린 그는 1964년 병력을 이끌고 태국북부 국경촌반힌택으로 이동,산주 자치권을 위한 투쟁을 전개했다. 「산통일군」을 창설한 그는 국경지방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상인들로부터 세금을 받는한편 보석과 헤로인밀수를 하는등 갖가지 불법행위를 자행하며 태국의 일부 부패관리들과 손을 잡기도했다.
「쿤사」제거에 고심하던 버마정부는 1969년10윌19일 산주의주도 타웅기에서 베풀어진 한파티에「쿤사」를 초대했다. 자신의 지위와 세력이 마침내 인정을 받게된것으로 착각한 「쿤사」는 이파티에서 체포되어 랭군의 한형무소에 수감됐다.
그러나 76년4월13일 일단의 「쿤사」부하들은 버마정부군 제복으로 위장, 타웅기의 한 병원에 들어가 소련인 의사 2명을 납치해갔다. 14개월후 인질로 잡혀간 두 소련인 의사는 풀려나고 「쿤사」는 석방 되었다.
이때부터「쿤사」는 SUA의 병력을 증강하고, 국경지방에 대규모 헤로인제조시실을 갖춰 『골든트라이앵글』의 아편 70%를 장악했다.
1주일간의 전투에서 막대한 병력손실을 보고 정글의 다른 거점으로 이동한 「쿤사」가 군력을 재정비, 또다시 오만한 자세로 나을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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