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캐딜락 '올 뉴 STS' 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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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보통 사람은 평생 두 번 캐딜락을 탄다. 한 번은 결혼식 때, 또 한번은 장례식 때.' 1980년대에 미국에서 유행했던 말이다. 그만큼 캐딜락은 미국의 부유층을 상징하는 고급 승용차였다.

하지만 90년대 들어 독일의 벤츠.BMW.아우디, 일본의 렉서스.인피니티 등 신흥 고급 차에 밀려 점점 빛을 잃었다. 내구성은 뛰어났지만 무거운 차체에 나쁜 연비, 그리고 상대적으로 떨어진 품질 수준 때문이었다.

올해 3월 말 한국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캐딜락 '올 뉴 STS'(사진)는 이름 만큼이나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꿨다. 우선 디자인이 날렵하다. 긴 차체가 주는 기존 캐딜락의 중후함보다는 스포티한 느낌이 강하다.

시동을 걸었다. '으르렁'거리는 엔진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4.6ℓ V8 엔진을 단 이 차는 최대 320마력을 낸다. BMW 못지 않은 주행 성능이다. 운전자가 많이 사용하는 2000rpm의 엔진회전수에서 최고 마력의 90% 정도의 힘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가속력이 좋아 넘치는 엔진 힘을 타이어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다. 5단 자동변속기를 달고 연비는 7.6㎞/ℓ가 나온다.

잔잔한 엔진음 이외에 바람소리 등 다른 잡음은 철저히 차단했다. 그래서 실내에선 매우 조용하다. GM이 유럽을 공략할 차로 내놓은 고급 차의 면모가 느껴진다.

계기판 등 운전석 편의장치는 미국 차의 특징을 살렸다. '달리고, 서고, 도는' 자동차의 기본에 충실하도록 스위치는 가급적 줄였다. 벤츠나 렉서스에 비해 간결하다. 시트는 기존 캐딜락과 달리 적당히 딱딱했다. 미국 차에서 느꼈던 덜컥거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캐딜락의 특징인 출렁거리는 서스펜션은 사라지고 유럽 차 수준으로 딱딱해졌다. 코너링이 좋아져 웬만한 코너에서는 차체가 밀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넓은 실내공간과 주행 성능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격은 3.6ℓ 6670만원, 4.6ℓ 7570만원.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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