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무역 거래 급감… UNCTAD '마셜플랜'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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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14일(현지시간) 세계 50개 최빈국(LDC)을 위한 제2의 마셜 플랜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UNCTAD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재 최빈국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폐했던 유럽 국가들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다면서 당시 도입된 마셜 플랜과 같은 획기적인 조치가 무역 분야에서 필요하다고 밝혔다.

UNCTAD는 최빈국들의 선진국 시장 접근을 위해서는 선진국 시장에서의 모든 수입관세와 쿼터제가 폐지돼야 하며 관광과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을 포함한 서비스 부문의 자유화가 확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공개발원조(ODA)와는 별도로 최빈국들의 무역 인프라와 경쟁력 제고를 돕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무역원조기금의 설치도 제안했다.

최빈국들이 전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4년에는 3.06%였으나 지난해에는 0.68%로 급감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일본 등 선진국에 수출되는 최빈국의 상품 가운데 61%가 각종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만약 선진국의 수입관세와 쿼터가 폐지된다면 최빈국의 연간 수출은 64억 달러, 약 10%가 증가한다는 것이 UNCTAD의 추산이다.

락슈미 푸리 UNCTAD 무역국장은 "선진국이 관세 등으로 최빈국 상품의 시장 진입을 막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는다면 최빈국의 지속 가능한 무역성장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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