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학자·기자 동행 취재 부산발 교육 혁명] 下. 사회구성원 모두 교육 참여 인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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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이 공무원들과 함께 학교와 교육청의 비리를 감사하고 학부모.대학교수.종교인들이 학교 선생님을 도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한다. 부산에서는 이처럼 지역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교육행정에 참여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은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다. 우리나라 학교는 종종 감옥에 비유될 정도로 폐쇄적이다. 학교와 감옥은 모두 높은 담장에 둘러싸인 채 외부 세계와 단절돼 있으며, 일자로 된 건물은 여러 개의 칸막이로 나누어져 있고, 그 안에 있는 수용자(?)들은 춥고 배고픈 채 폭력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렬로 늘어선 복도를 통해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비유적이고 극단적인 설명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학교가 다른 나라 학교에 비해 외부 세계와 단절돼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미국.영국.프랑스 등은 박물관.미술관.방송국.관청.공원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시설과 설비를 학생들의 교육을 위해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선생님과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고 지도한다.

이제 우리나라 학교도 높은 담장을 허물고 지역사회와 하나가 돼야 한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달라지는 현대사회일수록 이러한 필요성은 더욱 절박해진다. 아이들 교육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 이를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장래가 교육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진곤(한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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