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 시대' 펀드 투자 어떻게…지수 등락엔 눈 감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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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다시 넘어섰지만, 간접 투자자들의 고민은 오히려 커졌다.

주가가 이미 많이 올라 주식형 펀드에 새로 가입해봐야 기대할 수익이 별로 없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펀드 투자는 지수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지만 1000선이 부담된다면 비교적 변동성이 적거나 상황에 따라 성격을 바꿀 수 있는 안전형.전환형 펀드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한다.

◆ 장기투자자는 지수 잊어라=적립식 펀드 가입자 등 장기 투자자는 지수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의 이재순 팀장은 "간접투자는 개인이 직접하기 어려운 분산 투자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라며 "장세 등락은 아예 외면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 중에는 앞으로의 증시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주식형 등 정통 펀드를 권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투자증권 송희주 차장은 "한국 증시가 한단계 도약하는 시점에 들어선데다 기술적으로도 상승 국면"이라며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꾸준히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3,4월 저조했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5월 이후 크게 좋아지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1.43%에 달했고, 안정성장형(0.70%)과 안정형(0.38%) 펀드의 수익률도 짭짤했다.

◆ 안전성 위주 펀드도 대안=그래도 증시 전망에 대한 부담이 크거나 비교적 단기로 운용할 경우 성장형 등 주식을 많이 편입한 펀드의 비중을 낮추고 주가 하락기에도 손실이 적은 '안전형'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

대표적인 것이 시스템펀드와 배당주펀드, 주가연계(ELS)펀드, 엄브렐러 펀드, 목표전환형 펀드 등이다.

시스템펀드는 적립식 투자와 달리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지만 운용기관이 시장 변동에 따라 정해진 조건대로 주식을 나눠서 사고 파는 게 특징이다. 주가 수준이 높다는 판단이 들거나 급등락을 반복할 때 적절하다.

배당주펀드는 증시 흐름에 대한 민감도(베타값)가 낮고 배당을 많이 하는 중소형 가치주에 주로 투자한다. 랜드마크 투신운용 김일구 본부장은 "지수 전망에 자신이 없다면 고배당 펀드, 중소형 가치주 펀드 등 베타값이 낮은 간접상품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LS펀드도 주가 상승이나 하락에 상관없이 수익이 발생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최근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엄브렐러 펀드는 하나의 펀드 아래 주식형.채권형.MMF 등 여러 유형의 펀드를 묶어 두고 투자자가 시황에 따라 수수료 등의 추가 부담 없이 펀드를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를 때는 주식형을, 내릴 때는 채권형으로 옮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목표전환형 펀드는 바이오.지배구조 개선 등 특정시기에 관심이 모이는 테마주에 집중 투자해 일정한 수익을 거둔 뒤 안전한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형태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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