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건대학원 정재영씨 조사결과|2천년에 태어나는 한국사람 평균수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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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000년이 되면 우리 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현재(78∼79년 통계)에 비해 6∼7세 가량 증가한 남자68.99세, 여자76.86세가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밝혀졌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정재영씨는 최근 석사학위 논문에서 새로운 상식 모델을 도입, 이 같이 추첨했다. 동대 학원 김정량 교수의 지도로 행해진 이번 연구에서 정씨는 인구증가분석 방법을 사용, 연령별 평균 수명의 증가추세를 수리적으로 산출했다.
현재 미 일 등지의 학자사이에서 행해지고 있는 인구추계 방식에는 곰페르츠 곡선, 로스틱 곡선, 수정지수 곡선 등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중 우리 나라의 현실과 가장 가까운 추세를 나타내는 곰페르츠 곡선이 채택됐다.
이 추계에 따르면 2000년에 태어나는 아기의 수명. 즉 평균수명은 남자68.99세, 여자78.86세로 남녀간에는 약8세의 차이가 나타난다. 이는78∼79초년 통계의 남자62.71세, 여자69.11세에 비해 각각 6세 및 7.5세가 연장된 것으로 남녀차이는 오히려 약1.5세 가량 더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추계는 경제기획원이 추산한 남자69.3세, 여자76.2세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나 유엔 추계의 남자 67.2세 여자72.3세와 비할 때 2∼4세정도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평균수명은 「미즈시마」에 의해 1925∼30년대에 최초로 측정됐다.
이때의 측정치는 남자32.39세, 여자 34.88세로 현 수준에 비하면 거의 절반.
즉 우리 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은 약 반세기동안 2배로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현재 수준도 남녀의 평균수명이 이미 70세를 넘어선 북구나 일본에 비하면 훨씬 뒤떨어져 아직도 수명연장의 여지는 충분하다.
이번에 추산된 2000년의 연령별 기대여명(앞으로 얼마나 더 살수 있는가의 평균치)을 보면 ▲10∼14세=남58.32, 여66.05 ▲40∼44세세=남33.15, 여 38.05 ▲60∼64세=남14.l2, 여20.81등이다.

<별표참조>
그러나 평균수명의 증가도 한없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보건수준의 향상, 의료기술의 발달에 따라 사망요인이나 조기사망이 감소돼 평균수명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달하게 되면 그후로는 점차 이러한 수명단축 요인의 개선이 힘들게 된다.
따라서 일정한 수준에 이르면 평균수명은 더 이상 늘거나 줄지 않는 평형상태에 도달한다.
지금까지 우리 나라에서 조사된 각종 평균수명 통계를 매5년 간격의 단계로 나누어 그 변화 추세를 곰페르츠 곡선을 사용, 수리적으로 계산해 볼 경우 우리 나라 평균수명의 연장 한계 치는 남자84.07세, 여자91.96세가 된다. 그러나 이시기가 언제쯤 오는가 하는 문제는 수많은 변수의 작용으로 현 단계에서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무리다. 더우기 우리 나라에서 생명표가 작성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고 과거의 자료가 불확실한 것도 미래예측에 큰 단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인구정책 등 계획된 수치에 의해 인위적으로 바뀌기 쉬운 종래의 추정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리적 모델을 도입함으로써 보다 합리적인 미래의 인구 예측이 가능케 되었다. <박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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