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자존심보다 존경 앞세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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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과 일본은 자존심보다 서로에 대한 존경을 앞세워 접근해야 합니다.”

 기무라 다다카즈(木村伊量·사진) 아사히(朝日)신문 사장은 16일 한국언론진흥재단과 한일미래포럼 등이 일본 도쿄에서 주최한 한·일 언론인포럼에 참석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양국간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위안부 강제 동원 비판과 같은 한국 관련 이슈에서 진보적인 입장을 지켜 왔던 아사히신문은 지난 8월 위안부 강제연행을 증언했던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와 관련한 과거 보도를 ‘오보(誤報)’로 인정해 일본 보수 세력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관련, 기무라 사장은 “일본 내 ‘한국 때리기’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면서 “‘혐한(嫌韓)’ 등 듣기조차 민망한 말이 나오는 등 우려할 만한 사태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무라 사장은 “한·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나라”라면서 “양국 언론이 지나친 국수주의적 사태를 잘 컨트롤하는 역할을 하면서 긴 안목으로 볼 때 우호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게 저널리스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거 한반도의 영향 없이 일본의 문화가 풍요로워질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한국은 일본의 형과 같다”며 “앞으로도 한국과 유대 관계를 돈독히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 아사히신문의 신조다. 한국 언론도 지혜를 보태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도쿄=유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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