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 아동 성추행 무죄 평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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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46.사진)이 그를 괴롭혀온 아동 성추행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검찰 수사 후 20개월 만에 배심원단에서 무죄 평결을 받은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지방법원의 로드니 멜빌 판사에게서 지난 3일 이 사건을 넘겨받은 배심원단(남 4명, 여 8명)은 13일 오후(현지시간) 잭슨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다.

검찰은 13세 소년에 대한 성추행, 불법 구금, 허위 진술 강요, 미성년자에게 알코올 제공 등 10개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10개 혐의 모두 유죄 평결을 받으면 그는 18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판이었다. 그러나 한 배심원은 "법을 철저히 검토했다. 잭슨이 소년과 동침한 것 같으나 분명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 주변엔 미국은 물론 유럽.아시아 등 각국에서 수백 명의 팬이 몰려와 잭슨의 무죄를 외쳤다. 이번 재판은 10년 전 미식 축구 스타였던 O J 심슨의 아내 살인 혐의사건 못지않게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잭슨의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 연예계의 분석이다. 성적 흥분을 유도하기 위해 마네킹을 애무했다는 등 그의 기이한 행동이 재판과정에서 많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성추행 사건=2003년 2월 한 소년(당시 13세)의 부모가 "아들이 네버랜드에서 잭슨에게 성추행당했다"며 잭슨을 고소했다. 네버랜드는 잭슨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에 조성한 대형 놀이동산이다. 잭슨은 어린이들을 이곳에 초대해 놀게 했다. 위암 투병 중이던 소년은 "잭슨이 나에게 술을 먹이고 포르노를 보여주었으며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잭슨은 또 소년의 가족을 불법 감금하고 공갈 협박한 혐의로 피소됐다. 그러나 잭슨의 변호인단은 "소년의 어머니는 네버랜드에서 일할 수 있게 간절하게 부탁한 적이 있었다"며 "이 사건은 소년의 어머니가 잭슨에게 앙갚음하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 벌인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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