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서는 약물 복용을 권유받은 선수의 상당수(일반 선수 70.2%, 국가대표 61.5%)가 실제로 약물을 복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합산할 경우 100명 중 국가대표는 7.7명, 일반 선수는 7.3명꼴로 약물 복용 경험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일반 선수의 31.9%와 국가대표 선수의 38.5%는 자신이 어떤 종류의 약물을 복용했는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선수의 경우 약물을 권한 사람은 지도자(39.1%).부모(24.8%).기타(10.6%).친구(8.7%)의 순이었다. 본인 스스로 약물을 선택한 경우도 16.8%에 달했다. 국가대표의 경우 지도자(46.2%)의 비중이 일반 선수에 비해 높았으며, 부모(23.1%).본인(15.4%).친구(7.7%).기타(7.7%)의 순이었다. 반면 국가대표 지도자들은 조사 대상의 100%가 "선수에게 약물을 권유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복용 횟수는 일반 선수의 경우 "최근 1년간 1~10회 복용했다"는 응답(88.3%)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51회 이상 복용했다는 응답도 1.3%에 달했다. 국가대표는 1~10회(60%), 21~30회(20%), 51회 이상(20%)의 순이었다.
그러나 약물의 효과를 본 경우는 많지 않았다.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약물 복용 후 효과를 실감했느냐"고 묻자 80%가 "실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문광위 소속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은 "체육계의 약물에 대한 무감각.무신경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대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