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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면 '방어율'은 '평균자책점'이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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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야구를 좋아하는 독자다. 중앙일보 스포츠면을 포함,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야구 용어를 언론에서 쓰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바로 '방어율'이다. 투수의 자책점을 투구 이닝 수로 나눈 뒤 9를 곱해 나오는 값으로, 투수가 한 게임(9이닝)을 던졌다고 가정할 때 얼마나 점수를 내 주는지(자책점)를 재는 수치다. 미국에서는 ERA(earned-run average)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런 '방어율'의 개념이 사전에 나타난 방어의 뜻과 거꾸로 간다는 데 있다.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다면 방어율이 높은 투수가 훌륭한 투수가 아니겠는가. 타율이 높아야 훌륭한 타자이듯 말이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일본의 영향 때문이라고 보는데 아무리 익숙해진 용어라지만 중앙일보만이라도 '방어율' 대신 '평균자책점'이란 표현을 쓰길 바란다. 이미 일본식 야구 용어인 '데드볼'을 '몸맞은 공', '포볼'을 '볼 넷' '사구(四球)'로 고친 경험이 있지 않은가.

한석순.경기도 의왕시 부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