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폰 온다" 일본 초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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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한국 휴대전화 업체들이 일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는 13일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인 '포마(FOMA)'용 단말기를 내년 초부터 LG전자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이 일 시장에 휴대전화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에 거점을 두고 일본 등 20개국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전개하는 보다폰도 내년 초부터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 휴대전화 단말기를 제공받아 판매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그동안 한국 업체들은 이동통신 방식이 다르고 불필요한 경쟁을 촉발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일본 시장을 겨냥한 상품을 만들지 않았다. 한국은 그동안 CDMA 방식을 채택했지만 일본은 PDC 방식을 고수해 왔다.

하지만 3세대 휴대전화에서는 NTT도코모.보다폰이 삼성.LG와 같은 방식인 'W-CDMA(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방식)'을 채택하게 됨에 따라 일본 시장 진출이 수월해진 것이다.

한국 업체의 일본 진출이 본격화되자 일본 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휴대전화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NEC.파나소닉 등 10개 업체끼리 각축전을 펼치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이 진입하면 판도는 180도 달라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업체를 압도하는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이 있는 한국 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일 업체들이 크게 위협받게 됐다"고 진단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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