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파트] 인천에 첫 '나눔 아파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 인천 한신 그랜드힐 빌리지 아파트 주민들과 이학재 인천 서구청장 (뒷줄 왼쪽에서 셋째) 등이 ‘아름다운 아파트’ 선정 기념 현판을 들고 격려 구호를 외치고 있다.

8일 오전 11시 인천시 서구 가정5동 한신 그랜드힐 빌리지 아파트의 주차장은 동네 잔치마당으로 변했다. 아파트 부녀회원들은 떡과 과일.국수 등을 정성스레 장만, 주민에게 나눠줬으며 노인 56명으로 이뤄진 농악대는 신명나는 놀이 한마당을 펼쳤다.

이날 100여 명의 주민이 모여 잔치를 연 것은 '중앙일보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가게'가 인천 최초이자 전국 열일곱 번째로 이곳을 '아름다운 아파트'로 선정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이다. 이 자리에는 이학재 인천 서구청장과 이상기 서구의회의장, 임희정 인천시의원, 김충열 가정3동장 등이 함께했다.

김순옥 아파트 부녀회장은 "보다 뜻깊은 봉사를 하고 싶어 아름다운 가게의 나눔 운동에 동참하게 됐다"며 "이 운동을 우리 아파트 전통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주민 920가구가 나눔 운동에 동참한 것은 지난해 5월부터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나눔의 날'로 정해 쓰지 않는 물건을 모았다. 맞벌이 부부 집 등을 제외한 800여 가구 주민들은 매월 한가지 이상씩을 기증했다. 지금까지 주민들이 기증한 물건은 의류.신발.가방.그릇 등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6만 점이 넘는다는 게 아름다운 가게 측의 설명이다.

주민들은 물건을 기증하기 전에 말끔히 손질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의류나 침구류의 경우 말끔히 세탁한 뒤 떨어진 단추나 뜯어진 곳은 없는지, 지퍼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등을 일일이 확인했다. 장난감은 건전지를 새것으로 갈았으며 소형 가전제품은 혹시 고장이 났는지 점검한 다음에 내놓았다.

최화선 할머니(75)는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손자 등 식구 다섯 명이 매달 세 가지씩의 물건을 기증하고 있다"며 "지금은 서울에 사는 딸도 기증할 물건을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가게 기증개발팀 이현승 간사는 "한신 빌리지 주민들은 나눔 운동뿐 아니라 인천지역 사회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자원 봉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글.사진=정영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