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게] LG전자 3만여명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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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서울 여의도 LG쌍둥이 빌딩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에 참가한 LG전자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자신들이 내놓은 헌 물건을 팔고 있다. 박종근 기자

11일 서울 여의도 LG 쌍둥이 빌딩 앞에서 똑같이 생긴 두 회사원의 활기찬 모습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부에서 근무하는 일란성 쌍둥이 자매 이진영.진이(24)씨로 전 직원이 내놓은 헌 물건을 모아 판매하는 '아름다운 토요일' 행사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답답한 사무실이 아니라 날씨가 화창한 야외에서 봉사를 하니 더욱 기분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 쌍둥이 빌딩 앞과 전국 11개 아름다운 가게 매장에서 열린 이날 행사를 위해 LG전자 임직원 3만2000여명은 4만여 점의 재활용품을 기증했다.

24년 전 첫 월급의 절반을 털어 부인에게 선물한 옷을 기증했다는 LG전자 안승권(48) 부사장은 "처가 열번 이상 이사를 다니면서도 곱게 간직해온 옷이지만 기증함으로써 그 의미가 더욱 빛날 것 같아 선뜻 내놨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직원들은 기업이 왜 사회봉사를 해야하는지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던 운동화와 사인한 농구공을 판매하던 LG세이커스 농구단의 조우현(29) 선수는 "봉사는 가장 보람찬 일"이라며 "태어나서 물건을 팔아본 것은 오늘 처음인데 장사가 체질에 맞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왔다는 주부 이영미(35.여)씨는 "일곱 살 난 쌍둥이 딸 정준희.민희도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각자가 쓰던 물건을 교환하는 행사를 치르며 나눔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재결성된 그룹 '소방차'가 축하공연을 하며 아름다운 토요일을 빛냈다. 멤버 김태형(40)과 이상원(40)은 "아름다운 취지의 행사라면 무대가 어디든 달려갈 것"이라며 자신들도 팬들과 함께 '아름다운 토요일'과 같은 나눔 바자를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선 모두 2400여 만 원의 수익금이 모여 홀로 사는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 등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아름다운 가게 측에 전달됐다.

강승민 기자 <quoiqu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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