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 식인상어 조업하던 해녀 다리 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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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3일 오후 3시38분쯤 충남 태안군 근흥면 가의도리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해녀 이상미(39.근흥면 신진도리)씨가 갑자기 나타난 상어에 왼쪽 다리를 물려 크게 다쳤다.

이씨는 "섬 부근 얕은 바다에서 해삼을 채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상어가 덮쳤다"며 "물리기 직전에 상어를 발견, 몸을 움직이는 바람에 치명적인 상처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상어가 나타난 순간 동료 해녀에게 '빨리 피하라'고 소리쳤으며 상어의 모습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상처를 입고 스스로 섬 바위로 헤엄쳐 올라갔다가 동료 해녀와 인근 낚싯배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씨는 허벅지.무릎.정강이 부근 등에 5~6군데 상처가 났고 이 가운데 무릎 부근은 골절상(전치 5주)을 입어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씨의 상처가 깊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군산대 해양생명과학부 최윤 교수는 상처 부위를 찍은 사진을 살펴본 뒤 "물린 부위가 옆으로 찢어진 데다 이빨 자국이 듬성듬성 난 것 등으로 미뤄 3m 정도 크기의 백상아리가 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동료 해녀 10명과 함께 이날 오전 11시쯤 9.77t급 어선 해마호를 타고 가의도리에 들어가 오후 1시부터 섬 인근 바다에서 해삼 등을 따고 있었다. 태안 지역에는 120여 명의 해녀가 활동 중이다.

서해안 지역에서는 1959년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서 수영하던 대학생이 상어에 물려 숨진 이래 96년까지 모두 6명이 상어의 공격을 받아 숨졌다.

태안=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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