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 소비자 불평 직접 접촉해 해결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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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해 한 소비자 고발 사이트에 국내 대형 할인점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의 요지는 시식 코너에서 자녀가 뜨거운 기름이 담긴 그릇을 건드려 화상을 입었고 할인점에서 일임한 보험사가 보상을 제대로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할인점측은 "허위사실 유포하면 명예훼손으로 대응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댓글을 올렸다. 그러나 이같은 대응은 네티즌의 반발을 샀고 급기야 네티즌들의 상품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인터넷의 고발.루머 때문에 기업들이 곤란을 겪는 시대다. 근거 없는 루머라도 어설프게 대응했다가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기 일쑤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3일 인터넷 소비자 불평에 대한 기업 대응 가이드라인을 소개한 보고서를 내놨다. 중앙일보 경제연구소 이영렬 차장이 쓴 '온라인상의 소비자 불평 관리에 대한 연구서'를 정리한 것이다. 이 연구는 여러 가상 상황을 설정해 대학생(643명)네티즌을 대상으로 모의 실험도 했다. 이 차장은 "댓글 게시자를 직접 공격하는 경우에는 거의 다 역효과를 낳았다"고 지적하고 몇가지 기업대응의 원칙을 제시했다.

▶책임을 인정한다= 설사 기업에 잘못이 전혀 없다고 판단하더라도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지 말라. 단, 책임을 인정할 때는 보상 등 추후의 부담을 고려해 수위를 조절하라. ▶무대응은 금물=네티즌들은 '무대응은 곧 소비자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인식한다.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낳기도 한다. ▶불평자를 직접 접촉하라= 연락해 보상 등의 조치를 어떻게 취할 것인지 설명하고, 조치에 만족하면 불평글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한다. 이 때 세심한 응대가 필요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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