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우유 위에 나타난 초상화…'임시 예술'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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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엎질러진 물’이라는 속담이 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으니 후회해도 소용 없다는 뜻이다. 영어권 국가에서는 같은 뜻으로 ‘우유를 쏟고 울지 말라(Don't Cry over spilt milk)’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쏟아져서 다시 담을 수 없는 우유를 물감 삼아 유명인들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가 있다.

프랑스의 프리랜서 화가 비비 맥(Vivi Mac)은 각종 먹을 것, 액체, 향신료를 재료로 해 모든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유명인의 얼굴을 그린다. 그는 자신이 그린 것을 찍어서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린다. 그는 미술을 배운 적도 전시회를 연 적도 없지만 이미 온라인에서는 화가로 유명하다.

비비 맥은 쟁반이나 접시를 종이로, 빨대나 포크를 붓으로 삼아 그림을 그린다. 그가 물감으로 이용하는 재료는 다양하다. 녹인 캐러멜, BBQ 소스, 씹던 껌, 럼, 나뭇잎, 얼음과 소금, 각설탕,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하는 우유까지 어떤 것이든 그의 물감이 될 수 있다.

이 재료는 모두 형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비 맥은 자신의 그림을 '임시 예술(Art Ephemere)' 연작이라고 부른다.

이 그림들은 한 번 그리기 시작하면 수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에 정확하게 완성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비비 맥이 얼마나 빠르고 섬세하게 그림을 그리는지는 그가 페이스북에 게재했던 동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현유 중앙일보 온라인 인턴기자 hyunyu_kim@joongang.co.kr
사진 비비 맥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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