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전 '장신 경계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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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선수들이 전반 39분 아르헨티나에 선취골을 넣은 뒤 한데 엉겨 기뻐하고 있다. [엔셰데(네덜란드) AP=연합]

13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스위스와 네덜란드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F조 예선 첫 경기를 치른 한국팀은 일단 휴식하며 나이지리아전(16일 오전 3시30분)을 대비했다.

아프리카 최강팀으로 분류되는 나이지리아는 한국-스위스전 직전 브라질과 맞붙어 특유의 유연한 몸놀림과 스피드로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했다. 나이지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대회 홈페이지에 1m50㎝대의 단신선수가 6명이나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신선수들이 많아 전력을 감추기 위한 거짓정보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 승부 이변 잇따라=11일 막 오른 이번 대회는 초반부터 이변을 낳고 있다. D조의 미국이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꺾은 게 그 하나다. 미국은 12일 채드 바렛의 헤딩 결승골(전반 39분)로 역대 최다 우승국(4회)인 아르헨티나에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B조에서는 중국이 강호 터키를 제압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 22분 왕숭의 중거리포로 앞서나간 중국은 후반 39분 고칸 굴렉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러나 중국은 추가시간 종료 1분을 남기고 얻은 코너킥 찬스에서 골키퍼가 쳐낸 볼을 교체멤버 자오수리가 멋진 발리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편 C조에서는 지난 대회 준우승팀 스페인이 모로코를 3-1로, 칠레는 온두라스를 7-0으로 이겼다. D조의 독일은 이집트를 2-0으로 완파했다. A조의 일본은 네덜란드에 1-2로 졌다.

◆ 네덜란드에도 박주영 인기=지난달 20일 한국팀을 소개하면서 박주영을 핵심 선수로 비중 있게 다뤘던 FIFA 공식 웹사이트는 8일 박주영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박주영의 사진과 함께 그의 축구인생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하며 스타 대접을 한 것. 그래선지 네덜란드 현지에서도 박주영에 대한 관심이 감지된다.

에멘의 튤립인호텔에 설치된 FIFA 임시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한국팀 관계자를 만나자 "박주영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대표팀 관계자가 "우리 팀 선수"라고 대답하자 그는 "골을 넣으면 기도 세리머니를 하던데 박주영이 기독교인이냐. 십자가도 항상 지니고 있느냐"고 이것저것 물었다. 박주영의 이름뿐 아니라 플레이도 관심 있게 지켜봤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국팀은 스위스전 전날인 12일 경기장인 에멘스타디움에서 자체 연습게임을 하면서 투톱 박주영과 신영록을 비주전팀에 넣는 등 전력 노출을 막았다.

정영재 기자, [에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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