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청년, 소매치기 붙잡다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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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소매치기를 붙잡으려던 한 재미교포 남성이 안타깝게도 숨졌다. 주인공은 캔자스시티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회사에서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조나단 우(29.한국명 우홍식.사진). 대구에서 태어난 우씨는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 미주리주 일간지인 '캔자스시티 스타'는 9일 "소매치기를 뒤쫓다 부상한 우씨가 8일 오후(현지시간) 오버랜드 파크 메디컬센터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일어난 것은 3주 전인 5월 20일 오후. 그는 캔자스주 올레이더 지역의 한 쇼핑센터 주차장에서 소매치기에게 지갑을 빼앗긴 루스 펙(60.여)의 비명을 듣고 범인을 뒤쫓았다. 그는 도주하는 범인을 승용차 안까지 따라 들어가 격투를 벌였다. 그러나 범인은 그를 차량에 매단 채 달려 그는 중상을 입었다.

범인은 행인들에게 곧 붙잡혔다. 병원으로 옮겨진 우씨는 심한 내출혈로 3주에 걸쳐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눈을 감았다. 현재 그의 미국인 부인 스테파니 우는 8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우씨의 사연이 보도되자 이 신문의 온라인(www.kansascity.com) 부고란에는 "의로운 영웅을 잃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떠났다"며 애도하고 있다. 매일 우씨를 문병했던 펙과 지역주민들은 우씨의 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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