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체력 탄탄한데 개인 이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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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지난주말 종합주가지수는 990선을 회복했다. 4월 8일 이후 두달여 만이다. 자연스럽게 이번주 증시는 지수가 다시 1000선 고지를 탈환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낙관론자들은 최근 증시의 수급 상황을 볼 때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안팎의 분위기도 대체로 괜찮다. 우선 세계 증시를 좌우하는 미국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감이 크게 수그러들었다. 지난주 미 의회 증언에서 앨런 그린스펀 미 FRB의장이 미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이 안도감을 키웠다. 특히 낙관론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이전보다 한층 탄탄해진 우리 증시의 체력이다.

실제로 거래소 지수는 부진한 기업 실적과 더딘 내수 회복, 국제유가 고공 행진, 핵 개발을 둘러싼 북.미간 갈등 지속 등 잇단 악재 속에서도 꿋꿋하게 900선을 지켜내고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물론 시장에 밝은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심상치 않다. 개인들은 26일 연속으로 거래소 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1995년 이후 가장 긴 매도 행진이다.

시장을 빠져나간 개인투자 자금 중 상당 부분은 다시 간접투자 형태로 증시에 되돌아 오고 있다지만 투자 심리와 수급에 부담 요인이 되는 것만큼은 틀림없다. 삼성전자가 2조원 가까이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이전에도 외국인들의 차익 매물을 내놓아 주가가 떨어진 점을 돌이켜보면 되레 상승 장세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줄기 세포 등 특정 종목에만 자금과 투자자들이 쏠리는 코스닥 시장 역시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감을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수1000'이 주는 부담감이 여전하고 시장의 변동성도 만만치 않은 만큼 적립식펀드 등 간접 투자로 시장에 접근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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