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대주교·황우석 교수 "생명윤리 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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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사진 (左)) 대주교와 황우석(사진 (右)) 서울대 석좌교수가 만나 생명윤리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최근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에는 반대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던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12일 보도 자료를 내고 "정 대주교가 가톨릭계 지도자를 만나겠다는 황 교수의 의견에 기꺼이 화답해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측은 "황 교수 측과 의논해 황 교수가 귀국하는 대로 가능한 한 빨리 양측이 만나는 자리를 준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주교가 황 박사의 연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언론 보도에 대해 서울대교구는 "황우석 교수의 연구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엄성의 파괴가 우려되는 인간 배아, 즉 수정란과 같은 생명을 복제해서 치료에 활용하겠다는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대교구는 또 "정 대주교의 메시지는 대국민 성명의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도 혼란을 갖는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심각성을 고취하고 그 대안으로 윤리적인 문제가 없는 성체 줄기세포 연구를 강조하기 위해 사제들에게 배포한 강론용 원고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황 교수는 11일 한국 천주교계의 성명에 대해 "필요하다면 가톨릭계 지도자들을 만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가톨릭계와 이 문제를 논의할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에 "어느 누구인들 못 만날 이유가 어디 있고, 대화 안 할 상대가 어디 있느냐"며 "내가 만든 것은 생명이 될 가능성이 없는 줄기세포"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비정부기구(NGO)인 유전공학정책연구소는 12일 이번 회의에 참석 중인 황 교수를 찾아 제1회 글로벌 업적상을 수여했다. 이 연구소는 "황 교수는 난치병 치료를 위해 체세포 복제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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