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숀 펜 "이란 대선 취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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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할리우드 스타 숀 펜(44)이 이슬람 신정(神政)국가 이란에 모습을 드러냈다. 17일 실시되는 이란 대통령선거를 취재하는 기자 자격으로서다. 10일에는 테헤란 대학 내 이슬람 사원에 나타나 금요합동예배를 취재했다.

로이터 통신은 "숀 펜이 금요예배를 지켜보고 시내를 다니며 취재수첩에 많은 것을 적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통신은 특히 숀 펜이 이 이슬람 사원에서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신자들의 외침을 명확히 적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동의 알아라비야 위성방송은 이날 "하지만 예배에 참석한 6000명의 신자들은 대부분 숀 펜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폐쇄된 사회에 살고 있는 이란인들이 숀 펜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를 서방기자로만 여겼다"고 방송은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묵고 있는 테헤란의 호텔에는 그를 알아보는 몇몇 시민과 기자가 모였다. "기자로 나선 숀 펜을 취재하기 위한 다른 기자들이 호텔로 모이고 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호텔 직원에 따르면 그는 숙박기록카드에 직업을 '기자'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만은 영화 스타가 아닌 기자로 대접해 달라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숀 펜은 현재까지 이란에서 어떤 인터뷰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다만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신문을 위해 이란 대선을 취재하고 있다"고 다른 기자들에게 사적으로 밝혔다.

그는 이라크전쟁 직전인 2002년 12월에도 이라크를 방문해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부시 행정부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해 미 정부를 곤혹에 빠뜨리기도 했다.

1981년 '분노의 생도'로 데뷔한 숀 펜은 '아이 엠 샘' '21그램' 등 40여 편의 수작을 남겼다. 2003년에는 '미스틱 리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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