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만 정상회담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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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이 물밑에서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후 주석이 대만 야당인 국민.친민당 지도자를 각각 만난데 이어 천 총통과의 회담을 통해 양안(兩岸:중국.대만) 간의 긴장 완화와 통일 논의를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만의 중국시보(中國時報)는 11일 "천 총통의 최측근인 자오린(趙麟) 총통부 제1국장이 지난달 18일부터 사흘간 홍콩을 비밀리에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천 총통의 밀명을 받고 후.천 회담(양안 정상회담)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 대륙에서 파견한 관료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대만에선 지난해부터 양안 간 '밀사 접촉설'이 몇 차례 나돌았으나 이번처럼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중화권 언론들은 "자오 국장의 행보는 후.천 회담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자오 국장은 "아들이 홍콩에서 취업 면접시험을 본다기에 개인적으로 휴가를 내 다녀왔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당시 대만 정국이 천 총통의 재취임 1주년(5월 20일)과 야당 지도자의 잇따른 중국 방문 등으로 어수선했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그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 천 총통의 정상회담 관련 발언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뉴욕 타임스의 발행인과 만나 "올해와 내년이 양안 관계 개선의 적기"라며 "이를 놓치면 (차기 총통선거가 끝나는) 2008년, 2010년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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