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나, 엔버그는 … 닛산코리아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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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케네스 엔버그 닛산코리아 사장이 원구단이 바라보이는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할아버지께서 생활하셨던 자리에 앉아 기자 여러분을 만나고 있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다음달 말 고급세단 인피니티를 출시할 닛산코리아의 케네스 엔버그 사장은 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인피니티 가격을 밝히기에 앞서 그는 집안의 깊은 '한국 내력'을 털어놨다. 조선호텔은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엔버그 사장의 할아버지인 존 아서 엔버그는 미군정 시절에 한국에서 근무한 육군 대령이었다. 당시 그의 아버지인 존 피어슨 앤버그(76)도 함께 이 곳에서 근무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말기인 53년 해군 초급 장교로 참전하기도 했다.

"할아버지는 당시 군정장관이었던 하지 장군과 함께 주로 조선호텔에서 생활했다고 들었습니다. 애리조나의 고향집에는 할아버지가 조선호텔 정원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답니다. 물론 아버지의 어린 시절 사진도 있고요. 사진 속의 정원은 지금보다 훨씬 넓어 보였어요."

엔버그 사장은 "이런 인연 때문에 지난해 3월 한국에 처음 파견됐을 때 조선호텔에 머물렀다"며 "다음달 28일 인피니티 출시 행사 때에는 아버지를 꼭 모셔올 것"이라고 말했다.

엔버그 사장은 이날 인피니티 브랜드로 한국 고급 자동차 시장을 공략, 2010년까지 수입차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렉서스는 주로 보수 성향의 계층이 찾는 안락함이 강점인 브랜드지만, 인피니티는 역동성과 디자인에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닛산은 이날 국내에 출시될 인피니티 모델 7종과 가격을 발표했다. 4.5ℓ 엔진을 장착한 최고급 세단 Q45는 1억300만원, 8기통 세단 M45는 7900만원, M35는 6270만원,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인 FX45는 7850만원, 스포츠 세단인 G35는 4990만원 등으로 책정했다. 엔버그 사장은 "세금과 시장 규모 때문에 미국 출고 가격보다는 다소 비싸게 책정했지만 한국 내에서 다른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충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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