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실착 뒤 또 실착 45 … 모양 나빠진 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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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 본선 C조 3라운드> ○·박정환 9단 ●·이창호 9단

제6보(44~50)=명인들도 당황하면 실수한다. 이창호도 그렇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실수 후에 다시 실수 나오기 쉬운 이유다.

44를 미처 예상 못한 이창호는 내심 당황했을까. 그런가 싶다. 다시 실수를 했다. 실로 그답지 않았다. 45~47이 또 48 급소를 미처 보지 못한 큰 실착이었다.

48 꼬부림이 급소였다. 대개 꼬부릴 수 있는 자리는 급소가 되는 경향이 있다. 48이 반상에 놓이자 A와 B의 약점이 눈에 잡힌다. 흑C, 백D를 교환해 끊고 싶지만 흑도 수수가 짧아져 좋지가 않다.

45로는 ‘참고도1’의 1이 절대였다. 다음 백a는 흑b로 흑은 싸울 만하다. c와 d를 맞봐 좌하 흑은 손을 빼도 살아 있다.

‘참고도2’처럼 백이 반발하면 3으로 젖혀 백을 잡을 수 있다. 다음 백a는 흑b로 그만이다. 두점머리 계속해서 두들겨가는 모양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전을 보자. 뒤늦게 밀어간 49였지만 이제는 늦다. 백 모양은 한 칸이라 단단하다. 흑 모양은 공배가 메워진 꼴이라 힘찬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다시 한 번 ‘참고도1’과 실전을 비교해보자. 실전에선 흑이 연결에 급급하고 있다.

흑은 끊지도 못할 좌변에 돌을 세 개(45·47 포함)나 투자했다. 소득 없는 투자니 형세가 좋을 리 없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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