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UP me] "음반 사면 화장품 끼워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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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 음반을 구입하시는 분들께 클래식 샘플 CD와 백색 에센스 마스크를 드립니다.'

최근 발매된 클래식 컴필레이션(편집) 음반 '메가 클래식'의 구매 설명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EMI는 애인이 없는 사람들이 자장면을 먹는 날이라는 블랙데이(4월 14일) 즈음 발매한 팝 편집음반 'Now+'에 짜파게티를 하나씩 끼워줬다.

포니캐년은 할인매장에 편집음반을 풀면서 장바구니를 붙이기도 했다. 최근 발매된 록밴드 콜드플레이 신보를 예약 구매한 사람은 콜드플레이 팔찌와 열쇠고리를 하나씩 받아갔다.

씨앤엘 뮤직은 유키 구라모토 신보 구매자에게 추첨을 통해 스와치 시계를 증정했다.

예약 구매자에게 선착순으로 친필 사인 CD를 증정하거나 포스터를 끼워주는 건 기본이다.

왜일까. 일단 음반 판매량이 줄어서다. 앨범을 사는 사람은 음악 외의 덤을 원한다는 것이다. 음악은 (마음만 먹으면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으니까.

또 음반 매장이 급격히 준 탓에(전국 400개 미만) 제휴 업체의 매장에서라도 음반을 노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음악계의 눈물겨운 몸부림. 음악이 격에 맞지 않는 사은품이라도 끼워줘야 팔리는 '상품'이 돼 버린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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