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핵과 동맹에 한 목소리 나오기를

중앙일보

입력

북한 핵 문제의 해법, 한.미 동맹의 건강성 문제 등을 둘러싼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11일 워싱턴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번 정상회담은 우리 정부의 최고위 외교 당국자의 표현처럼 "한.미 동맹의 갈등 혹은 균열의 파장이 정권의 정체성을 흔들 정도로 증폭"되는 가운데 열리는 것으로 "지난 10여 년간의 한.미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회담"이 될 전망이다.

사실 부시 행정부 2기 출범과 노무현 정부 출범 뒤 한.미 간에는 '작전계획 5029' '전략적 유연성' '동북아 균형자론' '주한 미국대사관 신축 부지 문제' '용산기지 이전 문제' 등이 갈등적 이슈로 부각돼 왔다. 특히 이러한 이슈들은 양국의 해명과는 별개로 국민에게 한.미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듯한 느낌을 줬고 효순.미선양 사건과 같은 돌발성 이슈들이 가세하면서 한.미 간의 마찰음이 일어났고 동맹에 대한 불신과 우려가 양국에서 동시에 제기됐다. 여기다 북한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에다 6자회담의 결렬기간이 1년 여에 이르게 되면서 양국 최고 수뇌부 간에 동맹의 균열을 시급히 봉합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이 이러한 때 만나 동맹의 미래와 북핵 문제 해법 등에 대한 합의를 이룩하고 동맹의 견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하게 된다면 이는 한국과 미국만이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의 안정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마침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작계 5029 관련 합의가 이뤄졌고, 북.미 간 뉴욕채널이 재가동되고 있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또한 용산 미군 기지 이전, 주한 미국대사관 부지 문제 등을 둘러싼 이견들도 상당 부분 해소돼 대부분 국회 비준까지 마쳤다. 여기다 한국은 이라크 전쟁 및 대테러전을 수행하면서 미국과 동맹의 정신에 따른 확고한 공조와 전비 부담 등을 충실히 이행해 오고 있어 양국 간 신뢰도도 높아지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국민의 우려를 깨끗이 씻어버리고 한.미 동맹이 이룩한 지난 50년 동안의 성과를 다음 세기까지 이어갈 수 있는 기초를 다져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