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부정행위 막아라" 중국도 '수능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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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의 대입 수험생들이 7일 오전 가오카오를 치르기 직전 수험장 밖에서 공책을 들여다보며 담소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

중국의 대입 수능(가오카오.高考) 기간인 7일부터 이틀간 중국 전역에 수능 비상이 걸렸다. 수험생 보호와 부정행위 방지 때문이다.

중국 교육부는 우선 수험생 보호를 위해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도시 소음을 확 줄였다. 소음을 내는 공사는 중단되거나 공사 시간이 변경됐다. 수험생은 언제 어디서든 수험증을 흔들기만 하면 즉각 경찰의 보호와 교통 편의를 제공받는다.

교육부가 수험생 보호 이상으로 신경 쓰는 대목은 부정행위 방지다. 지난해 대입 수능 고사에서 모두 3100명이 부정행위로 징계받았다. 이 징계 인원은 1995년 이후 최소 규모다.

부정행위는 줄었지만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부정행위가 크게 늘었다. 당국은 휴대전화 색출을 위해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문자메시지 추적 시스템도 가동했다. 교육부는 부정행위 유형 27개를 제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시험을 무효화하기로 결정했다.

시험 감독관이 학생과 짜고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일도 적지 않다. 지난해 감독관 110명이 수험생의 부정행위를 도와주다 적발돼 면직.파면 등의 처분을 받았고, 이 가운데 11명은 감옥에 갇혔다.

가오카오는 대입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다. 각 대학은 가오카오 점수를 기초로 미리 책정된 지역.소수민족별 쿼터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한다. 올해 가오카오 응시생은 지난해에 비해 144만 명 증가한 867만 명으로, 4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시험 과목이 많은 광둥(廣東)성과 장쑤(江蘇)성의 입시생들은 10일까지 나흘간 시험을 치른다.

한편 상하이의 경우 택시 회사들은 택시 번호판에 '사(四)'자가 들어간 택시 운행을 중단시켰다. 상하이 방언으로 '사(四)'자는 실패의 '실(失)'자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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