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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조 허위 신고 인력·장비 낭비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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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얼마 전 소방서 상황실에 어느 부인이 울먹이면서 구조 요청 신고를 했다. 남편이 새벽에 구조 요청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연락이 두절됐다는 것이다. 소방서에선 즉각 실종자의 이동전화 위치정보를 제공받아 50여 명의 인력을 동원, 수색작업을 전개했다. 결과는 허망했다.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남편이 낚시를 마치고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소방서 인력과 장비가 허망하게 낭비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통상 119 상황실에 이런 종류의 신고가 접수되면 소방서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 이동전화 위치 정보를 파악하고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인명 구조 수색작업에 들어간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법률에 따라 제공되는 위치정보가 이동전화 단말기의 위치가 아니라 단말기가 있는 기지국의 위치다. 따라서 수색 범위는 기지국의 위치에 따라 반경 200m에서 2~3㎞까지 비교적 넓은 지역이 된다. 한 번 수색작업이 벌어지면 대규모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이니 절대 허위나 장난으로 긴급 구조 요청을 해선 안 된다.

이병한.남원소방서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