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돌처럼 보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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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에 붙어 녹고 있는 아이스크림, 가지런히 접힌 손수건, 옷걸이에 걸린 스웨터, 젓가락에 집힌 떡 조각, 칼로 반쯤 썰린 빵 조각. 하나같이 손으로 살짝 건드리면 모양이 망가질 것 같은 부드러운 재질의 물건들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 물건들은 모두 돌로 만들어졌다.

일본의 석공예가 히로토시 이토는 도쿄대학교에서 금속 공예를 전공했지만 가업을 이으면서 현재는 석공예가로 활동 중이다.

히로토시는 대학 때부터 금속과 같이 딱딱한 물질에 부드러운 이미지를 대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초현실주의 예술가인 르네 마그리트와 살바도르 달리의 영향이다. 가업을 잇게 된 후 그는 돌을 소재로 자신의 생각을 본격적으로 작업에 옮기기 시작했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동네 강가에 널려 있는 평범한 자갈이라고 한다.

‘지유세키(Jiyuseki)’라는 이름으로 일본 각지에서 전시회를 가진 히로토시의 작품들은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곧 유쾌해진다. 상식을 뒤집는 '반전의 매력' 때문이다.

김현유 중앙일보 온라인 인턴기자 hyunyu_kim@joongang.co.kr
[사진 Jiyuseki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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